이탈리아의 봄은 남부에서부터 먼저 시작됩니다. 꽃이 피고, 바닷바람이 부드러워지는 4~5월은 따뜻하지만 덥지 않은 이상적인 여행 시기죠. 이 시기에는 유명한 관광지보다도 한적하고 걷기 좋은 남부 도시들이 더욱 빛납니다. 붐비지 않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감성을 채우고 싶은 이들을 위해, 이탈리아 남부의 숨은 매력을 가진 세 도시 (나폴리, 아말피, 마테라)를 소개합니다. 감성적인 골목,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풍경, 오래 기억될 순간들이 있는 곳으로 지금 떠나보세요.
1. 나폴리 – 진짜 이탈리아를 마주하는 순간
나폴리는 남부 이탈리아의 중심이자, 에너지가 가득한 도시입니다. 골목마다 활기가 넘치고, 시장에는 현지인의 생활이 살아 숨 쉬며, 도시 전체가 하나의 생동감 넘치는 무대처럼 느껴집니다. 무엇보다 나폴리는 세계적인 피자의 본고장. 전통 방식 그대로 구워낸 마르게리타 피자를 한 입 베어물면, 그 자체로 여행의 감동이 전해집니다.
도시의 중심지는 걷기 좋게 구성되어 있으며, 스파카나폴리라고 불리는 길을 따라 이어지는 구시가지는 여행자의 눈과 마음을 모두 사로잡습니다. 좁은 골목 사이로 빨래가 너저분하게 걸려 있고, 작은 성당과 벽화, 수공예 상점들이 늘어서 있는 풍경은 이탈리아의 진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일몰 시간에 카페에 앉아 강렬한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마시며 도시를 바라보는 것도 나폴리에서만 느낄 수 있는 여유입니다.
숙소는 중심가에서 1박 60~100유로대로 다양하고, 로마에서 고속열차로 약 1시간 거리여서 접근성도 좋습니다. 또한 폼페이 유적지, 베수비오 화산, 카프리 섬 등과의 연계 일정이 쉬워 여행 일정 구성도 유연합니다.
2. 아말피 – 절벽과 바다가 만들어낸 감성 휴식처
아말피는 절벽 위에 자리한 마을이 바다를 내려다보는 풍경이 아름다운 도시입니다.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장면이 현실이 되는 이곳은 유럽 감성 여행지 중에서도 손꼽히는 곳으로, 한적한 골목과 해안 산책로가 주는 평온함이 일상에서 벗어나기에 충분합니다.
아침에는 조용한 골목을 산책하며 향긋한 레몬 향이 퍼지는 베이커리에서 빵을 사고, 낮에는 바다를 마주한 테라스에서 여유롭게 점심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후에는 고요한 산책로를 따라 걷다가 노을 질 무렵, 바다 위로 내려앉는 석양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는 것. 그런 일정이 가능한 곳이 바로 아말피입니다.
숙소는 1박 80~150유로대까지 다양하며, 전망 좋은 게스트하우스부터 고급 리조트까지 선택의 폭이 넓습니다. 나폴리에서 버스 또는 렌터카로 1~2시간이면 도착 가능하고, 주변의 포지타노나 라벨로 등과 함께 여행 일정을 구성해도 좋습니다.
3. 마테라 – 돌과 빛이 만든 영화 같은 도시
마테라는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독특한 곳입니다. 석회암을 파내어 만든 동굴 형태의 주거지 '사씨(Sassi)'는 고대와 현대가 공존하는 공간으로, 다른 어떤 유럽 도시에서도 경험할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아침 안갯속에 펼쳐지는 동굴 도시의 풍경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습니다.
마테라는 천천히 걷고 오래 머물수록 더 많은 감정을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골목 곳곳에는 동굴을 개조한 레스토랑과 부티크 호텔, 갤러리가 숨어 있고, 아무 계획 없이 걷다가 마주치는 장면들이 오히려 더 인상 깊습니다. 조용한 오후, 커피 한 잔과 책,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조차도 이곳에선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숙소는 동굴호텔부터 모던한 게스트하우스까지 다양하며, 1박 60~110유로 수준입니다. 바리에서 기차나 버스로 약 1시간 반~2시간 거리로 이동할 수 있어 접근성도 좋습니다. 하루 이틀 머물며 여행의 속도를 천천히 가져가기에 가장 적합한 도시입니다.
이탈리아 남부는 봄에 가장 아름답게 피어납니다. 나폴리의 활기, 아말피의 여유, 마테라의 고요함까지. 각각의 도시는 다른 감성을 품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여행자의 마음을 조용히 어루만져 줍니다. 북적이지 않고, 천천히 걸으며 나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도시를 찾고 있다면 이 세 곳은 분명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