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는 베트남의 수도이자, 북부 특유의 전통과 프랑스 식민지 문화가 공존하는 도시입니다. 호수를 따라 걷는 산책부터 시끌벅적한 로컬시장, 시클로를 타고 도심을 누비는 느긋한 여행까지 하루에 다양한 얼굴을 보여줍니다.
호안끼엠 호수와 프렌치 거리 산책
하노이 여행은 도심 중심에 위치한 호안끼엠 호수에서 시작됩니다. ‘복을 가져다주는 거북의 호수’라는 의미를 가진 이곳은 시민들의 산책로이자 하노이의 상징입니다. 호수 중앙에는 응옥선 사원이 위치해 있고, 붉은색 다리(떡다리)로 연결되어 있어 사진 촬영 명소로도 유명합니다. 호수 주변에는 프랑스 식민지 시대에 지어진 고풍스러운 건물과 길게 뻗은 거리들이 이어집니다. 대표적으로 오페라하우스, 성 요셉 성당, 오래된 은행 건물들이 있으며, 이 거리를 '프렌치 쿼터'라고 부릅니다. 노란 벽면과 녹색 셔터의 조화, 야자수와 섞인 거리 풍경은 유럽에 온 듯한 착각을 줍니다. 호수를 한 바퀴 도는 데는 약 30분에서 1시간 정도 걸리며, 곳곳에 카페와 벤치가 있어 쉬어가기 좋습니다. 특히 하노이 특유의 연유커피(카페 쓰어다)나 에그커피(카페 쯩)를 테이크아웃해 호수를 따라 걷는 코스는 많은 여행자들에게 사랑받습니다. 호수 주말 야시장과 거리 공연도 인기입니다. 가족 단위 방문객들은 저녁 시간에 맞춰 호수 일대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도 함께 즐기곤 합니다. 이 거리는 아침에는 조용하고, 낮에는 활기차며, 밤에는 조명이 켜져 운치 있는 분위기로 변합니다. 하노이의 하루를 온전히 느끼고 싶다면, 호안끼엠 호수부터 천천히 걸어보세요.
동쑤언시장과 베트남 로컬 음식 체험
호안끼엠 호수 북쪽에 위치한 동쑤언시장은 하노이 최대 규모의 재래시장으로, 현지인들의 생활과 문화를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시장 내부에는 의류, 잡화, 가방, 악세서리부터 건어물, 향신료까지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한 품목이 판매됩니다. 하지만 이곳의 진짜 매력은 바로 시장 외부 골목에 있는 로컬 푸드 존입니다. 분짜(숯불 고기 국수), 반쎄오(바삭한 쌀전), 퍼보(하노이식 소고기 쌀국수) 등 베트남 북부 특유의 메뉴들을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습니다. 음식 가격은 대부분 3만~6만 동 수준으로 부담 없이 다양한 맛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시장 주변에는 오래된 국수집, 간단한 카페, 전통 디저트를 파는 가게도 많아 골목을 걸으며 맛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가게 주인들과 간단한 베트남어로 인사하며 소통하면, 훨씬 따뜻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습니다. 시장 외부에는 과일 주스와 아이스커피를 파는 노점도 많아 더운 날씨엔 잠시 쉬어가기 좋습니다. 특히 생망고 슬러시는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간식입니다. 음식을 먹고 나면 근처 기념품 상가에서 수공예 제품이나 베트남 전통 원단으로 만든 소품을 구입해보는 것도 추천합니다. 이곳은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하노이 사람들의 삶이 그대로 살아 있는 현장입니다.
시클로와 야경 도보여행
하노이의 밤을 천천히 누비고 싶다면 시클로(삼륜 인력자전거) 탑승이 제격입니다. 호안끼엠 호수 앞 거리나 프렌치 쿼터 주변에서 쉽게 탑승할 수 있으며, 원하는 시간과 코스를 말하면 그에 맞춰 이동해 줍니다. 시클로를 타고 느리게 이동하며 밤거리를 감상하면, 낮에는 보이지 않던 조명과 그림자, 사람들의 표정까지 더 깊이 느낄 수 있습니다. 시클로 기사들은 대부분 관광에 익숙해 간단한 영어로도 소통이 가능하며, 중간에 멈춰 사진을 찍을 수도 있습니다. 이동이 끝나면 야시장 거리를 도보로 걸으며 가벼운 디저트나 맥주 한잔을 즐기기 좋습니다. 특히 주말에는 자동차 통제가 이루어져 보행자 전용 거리가 형성되어 더 안전하고 여유로운 분위기에서 밤 산책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야시장 골목에는 수공예품과 지역 아티스트들이 만든 엽서, 팔찌 등을 판매하는 부스가 많아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음악 공연이나 마임쇼, 어린이 공연도 열려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자에게도 인상적인 경험이 됩니다. 베트남식 땅콩 간식이나 바삭한 튀김도 이곳에서 간단히 즐길 수 있어 식도락 여행으로도 손색없습니다. 무엇보다도 하노이의 밤거리는 치안이 안정적이어서 혼자 여행해도 비교적 안전하다는 평이 많습니다. 다양한 감각을 동시에 자극하는 이 밤 산책은 하루의 마무리로 가장 이상적인 코스입니다. 조용한 음악이 흐르는 카페에 앉아 도심의 불빛을 바라보는 시간, 한 손엔 에그커피, 다른 손엔 작은 기념품 봉투. 하노이의 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여유로운 영화 장면처럼 느껴집니다.
결론
하노이는 빠른 속도보다 천천히 걷고, 바라보고, 느끼는 여행에 어울리는 도시입니다. 호수와 프랑스풍 건물, 로컬 음식과 시장, 시클로로 만나는 밤거리까지 하루 만에 다양한 감각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베트남 북부 여행을 계획 중이라면, 하노이만의 고요한 매력을 꼭 경험해보시길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