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스(Sousse)는 북아프리카의 나라, 튀니지(Tunisia)에 위치한 대표적인 항구 도시이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역사적 메디나(구시가지)를 품고 있는 여행지입니다. 모래빛의 성벽과 미로 같은 골목길, 정겨운 시장, 그리고 지중해 바다를 따라 걷는 해변 산책로까지—수스는 아랍과 지중해 문화가 교차하는 도시로, 감성과 색다름을 찾는 여행자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수스의 메디나, 현지 시장, 해변 산책의 세 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수스의 매력을 소개합니다.
1. 천년의 시간이 머문 메디나 구시가지
수스 메디나는 9세기에 건설되어 지금까지도 튀니지 사람들의 삶 속에서 살아 숨 쉬는 공간입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곳은 두터운 황토빛 성벽, 고대 건축물, 끝없이 이어지는 골목길로 구성되어 있으며,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고대 이슬람 문화의 흔적이 피부로 전해지는 듯합니다. 메디나를 걷다 보면 그랜드 모스크, 리바트 요새, 카이루안식 미나렛 등 이슬람 건축의 정수가 펼쳐지며, 벽에 드리운 햇살, 부드러운 곡선의 건축물들이 이 도시의 ‘시간’을 느끼게 합니다. 하얀 문, 푸른 타일, 세월이 느껴지는 나무창살이 어우러진 골목은 수스만의 정서가 녹아든 풍경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유적지가 아니라 지금도 사람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생활 공간이라는 점에서 더욱 특별합니다. 골목을 지나는 고양이, 장인의 공방에서 흘러나오는 작업 소리, 그리고 골목에 앉아 민트차를 마시는 노인의 모습까지—작은 디테일이 모여 도시의 감성을 완성합니다. 이곳의 매력은 ‘화려함’보다 ‘진짜 생활’에 있습니다. 관광지로서의 메디나가 아닌, 사람들의 하루가 이어지는 장소이기에 더욱 현실적이고 살아 있는 공간으로 느껴집니다.
2. 진짜 튀니지를 만나는 재래시장 풍경
수스의 메디나 중심에는 활기찬 재래시장(수크, Souk)이 형성돼 있습니다. 좁은 골목을 따라 늘어선 가게들에서는 향신료, 천연 염료, 도자기, 수공예품, 가죽제품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진열돼 있어, 단순한 쇼핑이 아니라 감각과 감성의 체험이 이루어집니다. 시장 내부는 복잡하면서도 사람들의 생기가 넘치고, 향신료 냄새와 민트 차 향, 튀긴 거리 음식 냄새가 코끝을 자극합니다. 상인들은 영어, 불어, 아랍어로 가격 흥정을 하며 손님을 맞이하고, 때로는 웃으며 차 한 잔을 권하기도 합니다. 정형화된 상점이 아닌, 수십 년간 그 자리를 지켜온 상인들과의 소통이 이 여행을 더욱 특별하게 만듭니다. 시장 벽에는 고대 양식의 문양이 새겨져 있고, 지붕 사이로 스며드는 햇살 아래 사람들은 바쁘지만 평화로운 일상을 이어갑니다. 마치 시간의 레이어가 겹쳐진 듯한 분위기 속에서, 과거의 장면이 현재에도 유유히 흐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이곳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이 아니라, 튀니지의 삶과 문화가 한데 섞여 있는 작은 우주 같은 곳입니다.
3. 햇살 아래 지중해 따라 걷는 해변 산책
수스는 튀니지에서 가장 대표적인 지중해 해변 도시 중 하나로, 도심과 해변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특히 코르니쉬(Corniche) 해안도로는 야자수와 돌담, 지중해 바다가 함께 어우러진 산책로로, 아침에는 조깅하는 사람들, 저녁에는 바닷바람을 맞으며 커피를 마시는 연인들로 채워집니다. 길가에는 해산물 레스토랑, 카페, 전통 찻집들이 늘어서 있어 잠시 쉬어가기도 좋습니다. 해가 질 무렵 붉게 물든 바다와 하늘이 어우러지는 풍경은 수스만의 로맨틱한 순간을 만들어냅니다. 이 해변은 관광객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에게도 일상적인 공간으로 사랑받으며, 여행자는 그 속에서 진짜 현지의 삶을 엿볼 수 있습니다. 모래 위를 맨발로 걷는 아이들,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연인,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이 모두가 하나의 풍경처럼 어우러집니다. 여행이란 결국 낯선 도시의 일상을 경험하는 일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수스 해변은 그 목적에 가장 충실한 장소입니다. 화려하지 않고, 조용하지만 그 자체로 감동적인 공간입니다.
수스는 단순한 튀니지 여행지가 아닌, 과거와 현재, 역사와 일상이 공존하는 살아 있는 도시입니다. 메디나의 고요한 골목, 시장의 활기, 해변의 여유—이 세 가지 풍경은 여행자에게 단순한 관광 이상의 감정을 남깁니다. 북아프리카의 햇살과 바람, 그리고 사람 냄새 나는 이 도시에서의 하루는,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