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란더(Sarandë)는 알바니아 남부에 위치한 대표적인 해안 도시로, 아드리아 해와 이오니아 해가 만나는 지점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알바니아의 리비에라’라 불릴 만큼 투명한 바다와 낮은 산세, 지중해 특유의 날씨가 어우러져 최근 유럽 내에서 감성 여행지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특히 보석처럼 빛나는 바다 풍경, 고대 유적이 남아 있는 역사적 장소, 그리고 현지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시장은 사란더를 방문하는 여행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요소입니다. 이번 글에서는 사란더의 바다, 유적지, 시장을 중심으로 이 매력적인 도시를 소개합니다.
1. 보석처럼 빛나는 사란더 해안
사란더의 가장 큰 매력은 단연 해변입니다. 이오니아 해안 특유의 에메랄드빛 물빛은 햇살을 받으면 마치 보석처럼 반짝이며, 잔잔한 파도와 맑은 바닷물이 어우러져 사진으로 담아도 실물을 이기지 못할 만큼 아름답습니다. 특히 메인 비치(Main Beach)와 미러 비치(Mirror Beach)는 도시 중심에서 가까워 접근성도 좋고, 근처에는 해산물 레스토랑과 카페도 많아 하루 종일 머물기 좋습니다. 바닷가 산책로는 잘 정비되어 있어 도보 여행자에게도 좋고, 저녁 무렵 해가 질 때 붉은 하늘과 바다가 어우러지는 풍경은 매우 낭만적입니다. 보트 투어나 패들보드, 스노클링 등의 액티비티도 가능하며, 해안선 따라 이동하는 동안 작은 만(灣)들이 계속 이어지기 때문에, 자신만의 조용한 해변을 찾는 재미도 있습니다. 도시 외곽의 파스퀘로(Plazhi Pasqyra)와 크사밀(Ksamil) 근처 해변은 상대적으로 한적하고, 물이 더욱 투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휴양지로서의 사란더는 그리 크지 않지만, 바다를 중심으로 한 풍경의 밀도가 높아 자연의 아름다움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2. 부트린트 유적지에서 만나는 고대 문명
사란더 여행 중 단 한 곳의 역사 명소를 꼽으라면, 단연 부트린트 유적지(Butrint Archaeological Site)입니다. 이곳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대 도시 유적으로, 고대 그리스부터 로마, 비잔틴 제국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대의 흔적이 남아 있는 복합적 유적지입니다. 극장, 바실리카, 로마식 욕장, 성곽 등 고대 도시의 틀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유적지 산책만으로도 수천 년 전 역사 속을 거니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주변은 수풀과 호수로 둘러싸여 있어, 자연과 역사의 조화가 인상적이며,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가벼운 운동처럼 둘러보는 것도 가능합니다. 현장 내 안내판과 함께 QR 코드로 해설 정보를 제공해주기 때문에, 역사적 배경을 잘 모르는 여행자라도 충분히 흥미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부트린트 극장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사란더 지역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며, 고대 도시의 구조와 방어 시스템을 이해할 수 있는 좋은 관찰 지점이 됩니다. 유적지를 다 둘러본 후에는 근처 카페에서 차 한 잔을 마시며 여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도 있습니다.
3. 현지 삶이 녹아 있는 사란더 시장
사란더의 여행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이곳이 아직도 ‘현지인 중심의 도시’라는 점입니다. 도시 중심부에 위치한 재래시장은 대형 쇼핑몰이나 기념품 가게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는 공간입니다. 시장에서는 신선한 과일과 채소, 해산물, 수공예품, 향신료, 허브차 등이 판매되며, 대부분의 판매자들은 현지에서 직접 기른 농산물을 가지고 나옵니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흥정의 묘미도 있어, 단순한 쇼핑을 넘은 ‘문화 경험’이 됩니다. 시장의 구조는 다소 복잡하지만 사람들의 발걸음과 소리에 따라 움직이다 보면 어느새 시장의 중심에 닿게 되고, 곳곳에 소박한 간이 식당이나 베이커리도 있어 간단한 아침 식사도 해결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아침 시간대에는 현지 어르신들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 작은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풍경이 인상적입니다. 관광객과 현지인이 자연스럽게 섞여 있는 이 공간은 도시의 리듬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가장 좋은 장소이며, 여행자의 감성을 충전해주는 ‘숨은 보석’ 같은 공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사란더는 단순한 해변 휴양지를 넘어, 고대 문명과 현대의 삶이 어우러진 복합적인 매력을 가진 도시입니다. 보석빛 바다에서 여유를 느끼고, 유적지에서 과거를 만나며, 시장에서 현재를 체험하는 이 도시는 여행자에게 감동의 깊이를 선사합니다. 빠르게 소비되는 관광지가 아닌, 천천히 체험하고 머무를 수 있는 곳—그것이 바로 사란더의 진짜 매력입니다.